부나켄 섬 내부

인도네시아 마나도 여행 가이드, 다이빙 성지와 매운맛의 천국 리얼 후기

북술라웨시의 숨겨진 보석, 마나도(Manado)에 다녀왔어요. 아직 발리나 나트랑처럼 한국인 여행객들로 북적이지 않아서 더 신비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곳이에요.

처음에는 그저 다이버들의 성지라고 해서 바다만 보고 비행기 표를 끊었는데, 막상 가보니 바다 속 세상뿐만 아니라 육지의 웅장한 화산 지대와 혀끝을 강타하는 매운 음식 문화까지 너무나 강렬했던 여행지였답니다.

제가 직접 발로 뛰고, 맛보고, 짠 바닷물을 마셔가며 온몸으로 느꼈던 마나도의 찐 매력을 하나하나 풀어볼게요. 인터넷에 널린 뻔한 정보 말고, 실제로 여행을 준비하고 현지에서 부딪히며 얻은 꿀팁들로만 꽉 채웠으니 이대로만 따라 하셔도 여행의 절반은 성공하신 거예요.

인도네시아 마나도 여행 가는 방법과 준비물 체크

마나도는 한국에서 직항이 없어서 가는 길이 조금 고될 수는 있어요. 보통 자카르타나 싱가포르를 경유해서 가는데, 저는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으로 환승해서 들어갔답니다.

밤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도착해서 다시 갈아타는 일정이라 피곤하긴 했지만, 창밖으로 술라웨시 섬의 독특한 K자 모양이 보이기 시작하면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더라고요.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비자예요. 인도네시아는 도착 비자(VoA)가 필요한데, 공항에 도착해서 500,000 루피아(약 35달러 정도)를 내면 바로 여권에 스티커를 붙여줘요.

요즘은 온라인(e-VoA)으로 미리 신청하고 가는 분들도 많은데, 마나도 공항은 생각보다 한산해서 현장에서 줄 서서 받아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서 괜찮았어요.

환전은 한국에서 달러를 챙겨가서 현지에서 루피아로 바꾸는 게 가장 이득이에요. 공항 환전소보다는 시내가 환율을 조금 더 잘 쳐주긴 하는데, 큰 금액을 바꾸는 게 아니라면 정신 건강을 위해 공항에서 어느 정도 바꾸고 이동하는 걸 추천해요.

유심은 ‘텔콤셀(Telkomsel)’이 가장 잘 터져요. 섬 지역이라 다른 통신사는 외곽으로 나가거나 바다로 나가면 신호가 뚝뚝 끊길 때가 많거든요. 데이터가 생명인 우리에게 텔콤셀은 선택이 아닌 필수랍니다.

부나켄 국립공원, 인생 바다를 만나다

마나도에 오는 이유의 90%는 바로 이곳, 부나켄(Bunaken) 때문일 거예요. 저도 다이빙 로그수 좀 채웠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부나켄은 정말 차원이 달랐어요. 마스크를 쓰고 물에 머리를 넣자마자 “와…” 하는 탄성이 호흡기 사이로 새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마나도 거북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끝없이 펼쳐진 직벽(Wall) 지형이었어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심연 바로 옆으로 형형색색의 산호들이 벽에 붙어 자라는데, 그 웅장함에 압도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는 거북이들이 정말 많답니다. 10분 다이빙하면서 거북이를 5마리 넘게 본 건 여기가 처음이었어요.

“개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거북이가 강아지처럼 흔한 곳, 그곳이 바로 부나켄이에요.”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이 없어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스노클링만으로도 충분히 예쁜 산호와 물고기들을 볼 수 있거든요. 절벽 바로 위쪽 리프 지역은 수심이 얕고 물이 워낙 투명해서 마치 거대한 수족관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 들 거예요.

주요 다이빙 포인트 비교

포인트 이름특징추천 레벨
Lekuan 1, 2, 3거북이들의 천국이자 웅장한 직벽 지형의 정석초급~고급
Sachiko’s Point조류가 강한 편이며 상어와 바라쿠다 떼 출몰중급 이상
Mandolin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산호 정원, 사진 찍기 좋음초급


육지 투어, 화산과 호수의 신비

바다만 보고 가기엔 너무 아쉬운 곳이 마나도예요. 하루 정도는 차를 렌트해서(기사 포함 렌트가 훨씬 편하고 저렴해요) 고지대인 토모혼(Tomohon) 지역을 둘러보는 걸 강력하게 추천해 드려요. 시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꼬불꼬불한 길을 올라가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가 서늘해지고 차창 밖 풍경이 열대 우림에서 고원 지대로 완전히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리노우 호수 (Lake Linow)

이곳은 정말 몽환적이라는 말이 딱 어울려요. 화산 활동으로 생긴 유황 성분 때문에 호수 색깔이 햇빛의 각도에 따라 에메랄드색, 파란색, 녹색으로 시시각각 변하거든요. 호수 근처에 가면 쿰쿰한 유황 냄새가 훅 끼쳐오는데, 그게 또 ‘아, 내가 진짜 화산 지대에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을 나게 해줘요.

호수 바로 앞에 분위기 좋은 카페가 하나 있는데, 거기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물멍을 때리고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더라고요. 입장료에 커피나 차 한 잔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티켓 버리지 말고 꼭 챙겨 드세요.

토모혼 시장 (Extreme Market)

여기는 방문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조금 하고 가셔야 해요. ‘익스트림 마켓’이라는 별명답게 박쥐, 뱀, 쥐 같은 야생동물들을 식재료로 팔고 있거든요.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정육 코너 쪽은 피하고 꽃과 과일을 파는 쪽만 구경하시는 게 좋아요.



마나도 토모혼 시장
마나도 토모혼 시장

하지만 현지인들의 삶을 가장 날것 그대로, 가감 없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저는 처음엔 좀 충격적이었지만 계속 보다 보니 그들의 식문화로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향신료 파는 골목에 가면 마나도 특유의 매운 고추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이 알싸한 향기가 묘하게 중독성 있어요.

입안이 얼얼해지는 마나도 미식 탐방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마나도 음식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 음식들은 달거나(Manis) 짠 편인데, 여기는 ‘리카리카(Rica-rica)’라는 소스 덕분에 화끈하게 맵거든요. 한국의 청양고추와는 또 다른, 혀를 때리는 듯한 매콤함이 있어요.

  1. 아얌 리카리카 (Ayam Rica-rica): 닭고기에 붉은 고추, 샬롯, 생강, 라임 등을 듬뿍 넣고 볶은 요리예요. 한 입 먹으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데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어요. 진정한 밥도둑이죠.
  2. 부부르 마나도 (Bubur Manado): 현지어로는 ‘티누투안’이라고도 불러요. 쌀죽에 호박, 고구마, 시금치, 옥수수 등 각종 야채를 넣고 푹 끓인 건강식이에요. 아침 식사로 딱인데, 같이 나오는 짭짤한 생선 튀김이랑 삼발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속이 든든하면서도 편안해요.
  3. 구운 생선 (Ikan Bakar): 항구 도시답게 해산물 신선도가 끝내줘요. 숯불에 구운 생선에 ‘다부다부(Dabu-dabu)’ 소스를 뿌려 먹는데, 이 소스가 기가 막혀요. 토마토, 고추, 라임을 잘게 썰어 넣은 맑은 소스인데, 상큼하고 매콤한 맛이 생선의 기름기를 싹 잡아준답니다.

식당에 가서 직원에게 “삼발(Sambal) 많이 주세요”라고 하면 엄지를 치켜세우며 엄청 가져다줄 거예요. 근데 진짜 매우니까 처음엔 조금만 찍어 드셔보세요.

숙소 위치 선정 팁

마나도 숙소는 크게 시내와 섬,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어요. 본인의 여행 스타일에 따라 고르시면 돼요.

  • 시내 중심가 (Manado City): 대형 쇼핑몰이 가깝고 다양한 맛집을 찾아다니기 편해요. 육지 투어를 나가기에도 교통이 좋고요. 항구 근처 호텔을 잡으면 아침에 부나켄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도 수월해요.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여행하고 싶다면 시내를 추천해요.

부나켄 섬 내부
부나켄 섬 내부

  • 부나켄 섬 내부 (Bunaken Island): 오로지 다이빙과 휴양이 목적이라면 섬 안의 리조트에서 지내는 게 최고예요. 아침에 눈 뜨면 바로 앞이 바다고, 저녁엔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거든요. 다만 섬이다 보니 시설이 시내 호텔보다는 조금 낙후될 수 있고, 온수가 잘 안 나오거나 전기가 불안정한 곳도 있으니 예약 전에 리뷰를 꼼꼼히 확인하셔야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내에서 2박 하면서 육지 투어랑 맛집 투어를 하고, 부나켄 섬으로 들어가서 3박 하면서 원 없이 다이빙하는 일정을 추천해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완벽한 코스랍니다.

여행을 마치며, 소소한 주의사항

마나도는 치안이 꽤 좋은 편이에요. 길을 가다 눈만 마주쳐도 사람들이 환하게 웃어주고 친절하거든요. 하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은 있어요.

마나도는 인도네시아에서 드물게 기독교 비중이 아주 높은 지역이에요. 그래서 무슬림 지역과 달리 돼지고기 요리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술 마시는 문화도 관대한 편이죠. 일요일에는 많은 상점이 문을 닫고 교회에 가니까 일정을 짤 때 참고하시면 좋아요.

물갈이 조심하셔야 해요. 수돗물은 절대 마시면 안 되고, 양치할 때도 생수를 쓰시는 게 안전해요. 즐거운 여행지에서 배탈 나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그리고 대중교통인 파란색 미니버스 ‘미크로’는 노선이 복잡해서 여행자가 타기엔 난이도가 높아요. 그랩(Grab)이나 고젝(Gojek) 어플을 사용해서 택시나 오토바이를 부르는 게 정신건강에 좋고 가격도 아주 저렴하답니다.

마나도는 화려한 럭셔리 리조트나 명품 쇼핑을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때 묻지 않은 대자연과 순수한 사람들,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바다 속 풍경을 원한다면 인생 최고의 여행지가 될 거라고 확신해요.

더 늦기 전에, 거북이들이 춤추는 그 푸른 바다로 떠나보시는 건 어때요?

✈️ 마나도 여행 준비 필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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