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만주 벌판, 지금 정말 가볼 수 있나요?
어릴 때 부르던 노래 가사, “만주 벌판 달려라 광개토대왕” 다들 기억하시죠? 그래서인지 고구려 유적지는 왠지 아득하고, 지금은 갈 수 없는 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도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만주 벌판’이라는 막연한 공간이 아니라, 중국 지린성(길림성)의 도시 ‘지안(집안, 集安)’으로 가야 하죠.
물론 쉬운 여정은 아닙니다. 지안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가 아니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거든요. 보통은 선양(심양)이나 창춘(장춘) 같은 큰 도시로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서, 거기서 다시 기차나 버스로 몇 시간을 더 이동해야 하는 긴 여정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개인 여행이 예전만큼 자유롭지 않아서, 대부분 역사 탐방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는 게 현실적이에요.
솔직히 마음 아픈 지점은 여기부터입니다. 분명 우리 역사인데, 중국 비자를 받아야 하고, 모든 안내판은 중국어 위주로 되어 있죠. 유적지 입장료도 꽤 비싼 편이고요. 어떤 분들은 이걸 두고 “곰은 재주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속담에 비유하기도 하더라고요. 틀린 말이 아닌 셈이죠. 압록강 너머로 북한 땅이 아스라이 보이는 풍경을 마주하면, 가깝지만 갈 수 없는 분단의 현실과 우리 역사의 아이러니함에 만감이 교차하게 됩니다.

Q. 광개토대왕릉비, 교과서 사진이랑 많이 다른가요?
이 질문, 정말 많이들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교과서나 인터넷에서 본 사진은 평면적이라 그 위압감이 전혀 전달되지 않거든요. 진짜 차원이 다릅니다. 일단 크기에서 압도당합니다.
높이가 무려 6.39m, 아파트 2층 높이가 훌쩍 넘는 거대한 돌기둥이 눈앞에 서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냥 큰 돌이 아니라, 1,775개의 글자가 빼곡하게 새겨진 1600년 전의 타임캡슐입니다. 그 앞에 서면 절로 숙연해지고, ‘대왕’이라는 칭호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진으로 보던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유리 보호각’입니다. 지금은 비바람으로부터 비석을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유리 건물 안에 모셔져 있어요. 그래서 사진처럼 탁 트인 벌판에 우뚝 선 비석의 모습을 직접 보기는 어렵습니다. 유리에 빛이 반사되기도 해서 사진 찍기도 까다롭죠.
또 다른 차이점은 바로 석회 탁본 논란의 흔적입니다. 과거 일본이 비문을 조작하기 위해 석회를 발랐다는 의혹이 있었죠. 그래서인지 비문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한 부분이 많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글자가 희미해진 곳도 많아서, 1600년의 세월과 그동안 겪었을 수난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실제 고구려 유적 답사 후기를 찾아보면 이런 현장의 생생한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 항목 | 현장에서 느끼는 차이점 | 비고 |
|---|---|---|
| 크기 | 사진의 몇 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 | 아파트 2층 높이 이상 |
| 보존 상태 | 유리 보호각 안에 있어 거리감이 느껴짐 | 사진 촬영 시 빛 반사 주의 |
| 표면 질감 | 석회 흔적 등으로 거칠고 손상된 부분 다수 | 1600년의 역사가 더 와닿음 |
Q. 가서 보면 가장 충격적인 건 뭔가요?
광개토대왕릉비만 덩그러니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진짜 놀라운 건 비석이 아니라, 그 주변에 펼쳐진 고구려 수도, 국내성의 스케일입니다.
의외의 포인트 1: 장군총의 위용
흔히 ‘장수왕릉’으로 알려진 장군총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계단식 돌무지무덤인데, 그 정교함과 규모가 상상을 초월해요. 이게 1500년도 더 전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죠. 각 면의 길이가 30미터가 넘는 거대한 화강암들을 어떻게 저렇게 정교하게 쌓아 올렸을까, 보고 있으면 감탄만 나옵니다.
의외의 포인트 2: 끝없이 펼쳐진 고분군
더 놀라운 건, 장군총 같은 거대한 무덤 주변으로 수많은 고분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름 없는 귀족이나 장수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데, 그 수가 무려 1만 2천여 기에 달한다고 해요. 마치 거대한 공동묘지, 즉 ‘네크로폴리스’를 보는 듯한 기분이죠. 이 고분군을 보면 당시 고구려 국내성의 인구와 그 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풍경을 마주하면 ‘동북공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명백한 고구려의 흔적들을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직접 보고 있으면, 역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더라고요.
Q. 당장 갈 수 없다면, 국내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죠?
맞습니다. 마음은 당장 만주 벌판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운 분들이 훨씬 많을 거예요.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고구려의 숨결, 특히 광개토대왕릉비를 생생하게 체험할 방법이 있거든요.
대안 1: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는 겁니다. 박물관 1층 중앙 로비, ‘역사의 길’ 한가운데에 들어서면 실제와 똑같은 크기의 디지털 실감 영상으로 재현된 광개토대왕릉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건 그냥 화면에 띄워놓은 수준이 아니에요.
고화질 8K 영상으로 비문의 글자 하나하나를 확대해서 볼 수 있고, 손상되거나 마모된 글자까지 디지털 기술로 복원해서 보여줍니다. 심지어 비문에 담긴 고구려의 건국 신화나 광개토대왕의 정복 활동 이야기가 화려한 그래픽으로 펼쳐지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넋을 잃고 보게 되더라고요. 더 자세한 전시 정보는 국립중앙박물관 관련 블로그 포스팅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대안 2: 고양 ‘너른마당’의 실물 크기 재현비
“그래도 나는 디지털 말고 실제 돌로 만든 비석을 보고 싶다!” 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런 분들께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옥 식당 ‘너른마당’을 추천합니다.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에 가면 실제와 거의 흡사한 크기와 모양으로 재현해놓은 광개토대왕릉비가 있습니다.
물론 중국 현장의 원본이 주는 아우라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 크기와 형태를 직접 만져보고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서 교과서에서만 보던 비석이 얼마나 거대한지 직접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역사 교육이 될 수 있겠죠. 고양시의 재현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미리 읽어보고 가시면 더욱 유익할 거예요.
그래서, 지금 당장 뭘 해야 할까요?
고구려 역사 답사, 막연하게만 생각하셨다면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볼 차례입니다.
- 가장 먼저, 국립중앙박물관부터 가보세요. 큰 시간이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광개토대왕릉비의 위대함을 가장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디지털로 복원된 비문을 보며 고구려의 역사를 먼저 예습하는 거죠.
- 그다음, 중국 지안(집안) 여행 정보를 찾아보세요. 당장 떠나지 않더라도, 여행사 패키지 상품이나 개인 답사 후기들을 찾아보면서 대략적인 경로, 비용, 소요 시간을 파악해두는 겁니다.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거죠.
- 마지막으로, 관련 다큐멘터리나 책을 찾아보세요. 현장에 가기 전 배경지식을 쌓아두면, 나중에 직접 유적을 마주했을 때의 감동이 배가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역사 답사에서만큼은 진리거든요.
우리의 역사를 우리 땅에서 볼 수 없다는 현실은 분명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기억하는 것, 그것이 바로 광개토대왕의 기상을 오늘에 되살리는 첫걸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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